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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에서 네이버를 거쳐 F-Lab을 창업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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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b : 상위 1% 개발자들의 멘토링

 

안녕하세요. 고급 개발자 멘토링 F-Lab을 운영하고 있는 Fitz라고 합니다.

 

저는 개발 경력이 12년이지만, 부끄럽게도 그에 비례하는 실력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외주로 개발을 시작하면서 코딩 자체는 일찍 시작했지만 개발을 잘하는 방법을 알지 못해 약 7년 동안 단순 반복적인 작업만 하며 더딘 성장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그 기간을 되돌아보면 항상 아쉬운 마음입니다. 그때 “당신 그렇게 공부하면 안돼요”라고 딱 한마디만 해주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지금보다 더 나은 개발자가 되어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옆에 있던 동료나 커뮤니티 사람들을 보았을 때 저와 동일하게 다들 성장은 하고 싶어 했지만 방법을 몰라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개발자로 취업을 했지만 취업이 끝이 아니었던 거죠.

 

아무도 모르는 대학교를 나왔고 학점도 2.6입니다. 자격증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개발자로 일했습니다. 즉 개발자는 스펙보다 실력이 우선이라는 말이고, 개발자는 취업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직업이 아닙니다.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성장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단기간에 개발자로 “취업”시키는 목적의 교육보다는 진정한 의미의 “성장”을 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 느꼈고, F-Lab을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위의 이야기를 담은 제 성장 스토리와 F-Lab을 만들게 된 계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대학교 1학년, 휴학 후 국비 학원으로

저는 공부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게임에 빠져 살았고, 대학교 새내기 때도 노는 것이 너무 좋아 술과 게임에 빠져 살곤 했습니다. 어느 정도 이상의 성적을 받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기대를 하고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받아든 학점은 2.8이었습니다. 노력도 하지 않고 학점을 바랐던 것이 오만한 생각이었지만, 스스로에게 실망감이 크게 들었고 바로 휴학을 하고 국비학원에 연락하여 자바 과정을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자격요건이 맞지 않아 국비지원을 받을 수 없었기에 주말에 편의점 새벽 알바를 하면서 교육비를 분납하였고, 평일에는 학원에 다니고 주말에는 야간 알바를 하며 생활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C언어 수업을 들었기에 다행히 잘 따라갈 수 있었고 Struts로 웹 개발에 입문하게 됩니다.

 

 

 

외주 개발을 시작하다

국비교육을 받은 지 4개월쯤 지났을 무렵 학교 선배로부터 전화를 받게 됩니다. 창업을 할 건데 개발이 가능하면 같이 하자는 제안을 받고 인천에서 합숙하면서 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개발자는 저 혼자였고 서비스를 만들기보단 선배가 받아온 쇼핑몰 외주를 하면서 외주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서비스는 개발해 보지 못했지만 아침부터 새벽까지 외주 개발을 하면서 코딩 실력 자체는 늘릴 수 있었습니다. 서비스가 잘되지 않아 선배와는 이별을 했지만, 옆에서 보고 들은 것을 활용하여 외주 개발을 계속 이어나갔습니다.

 

직접 클라이언트도 응대하고, 요구사항을 정의하고, 계약서도 작성해 보고 외주를 하면서 점차 비슷한 패턴의 일을 반복하게 되었습니다. 요구사항이 다르더라도 DB 필드를 정의하고, CRUD를 구현하고, 화면에 보여주고를 반복하다 보니 개발은 너무 얕은 분야인 것 같다는 건방진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학교에 다니는 학우들을 보면서 속으로 “나는 벌써 개발로 돈을 버는데 왜 저렇게 어렵게 공부하지”라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부끄러운 생각이죠.

 

그래서 얕은 분야인 개발 말고 조금 더 깊은 분야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2014년 말 공군 정보보호병에 지원하여 입대하게 됩니다. 하지만 사회에서 개발을 하다 왔다고 하니 개발병으로 보직이 결정되었습니다. 외주를 많이 하다 왔으니 개발 속도는 잘 나왔고 윗 분들도 좋아해주셔서 그냥 그럭저럭 개발을 하면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충격적인 경험을 하게 됩니다.

 

 

 

코드몽키였다는 사실을 깨닫다

자대의 특성상 고학벌인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들이 밤마다 독서실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저도 뭔가 해야 할 것 같아 도서관에 가게 되었습니다. 개발 관련된 서적이 꽤 많았는데 그러던 와중 <프로그래머로 산다는 것>이라는 책을 보았습니다. 지금도 유명하신 이상민님, 김성박님, 박재성님, 유석문님 등 선배님들이 프로그래머라는 업을 살아가며 느꼈던 얘기를 써주신 책인데 이 책이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단순히 기능을 많이 구현하는 것을 해봤지만 깊이에 대해 엄청난 갈증을 느끼고 있었는데, 개발이 얼마나 고민할게 많은 분야인지를 깨달은 것입니다. 그때부터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깊이 있게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몰랐는데 책은 정말 좋은 가이드가 되어주었습니다.

 

공부하는 습관이 들어있지 않았기에 학습량이 많진 않았지만 독서의 고통을 견뎌가며 전역 후에도 약 1년 동안 아주 조금씩 꾸준히 보아나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면접에서 나오는 질문들은 그럭저럭 책에 있는 내용을 기반으로 답변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들을 거쳐 4학년 2학기에 네이버 핵데이라는 제도를 통해 해커톤 전형과 면접 전형을 거쳐 네이버에 입사하게 됩니다.

 

 

 

네이버 생활과 “벌레” 친구의 등장

네이버 생활은 너무 좋았습니다. 대기업의 복지 아래 삶은 안정적이었고, 데이터도 많았기에 재밌는 것들도 많이 해볼 수 있었습니다. 네이버에서 배운 가장 큰 것은 “합리”였습니다.

 

당시 네이버 메인/미디어 플랫폼의 리더셨던 이종현 리더님은 성과 측정이나 조직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합리적으로 설명해 주셨고, 불만이 생길 여지가 있는 평가에서도 그 평가를 받게 된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는 등 “납득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해주셨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개발자가 100명이 넘는 큰 조직을 운영하면서 합리적으로 조직원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정말 좋은 사례를 보고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조직에서 성과도 인정받고 있었고, 연봉도 평균 인상치 이상으로 올려주시는 등 정말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내가 성장하려면 내가 그 조직에서 제일 못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이 자꾸 제 마음을 건드렸습니다. 개발을 더 잘하고 싶고 성장하고 싶은데 개발 실력에 대해 부정적인 피드백은 받고 있지 못하던 상태라 그 갈증이 너무 컸습니다.

 

그러던 와중 친하게 지냈던 대학교 동기를 오랜만에 만나서 커피타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대학교 시절엔 그렇게 잘하는 사람으로 느껴지진 않았던 친구인데 대화를 나눠보니 엄청난 고수가 되어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왜 이렇게 아는게 많아졌냐, 어떻게 공부했냐고 묻는 저를 향해 “나는 아직 벌레다”라고 말하며 자신을 낮추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말 의아했지만 그다음 이야기를 듣고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회사에 있는 사람들 다들 퇴근하고 기술 도큐먼트 읽는 변태 같은 사람들이다. 따라가려면 미친 듯이 공부해야 한다.”라는 말을 하는데 그러한 학구열 높은 조직의 모습이 제가 가고싶던 조직의 모습이었습니다. (말을 재미있게 하는 친구인데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그렇게 잘하는 친구가 자신을 “벌레”라고 표현하게 만드는 조직이면 얼마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곳일까 너무 궁금했고, 그래서 하이퍼커넥트 이직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마침 하이퍼커넥트에서 경력 공채를 하길래 지원을 하였는데, 하이퍼커넥트 CTO님과 디렉터님과의 2차 면접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게 됩니다.

면접에서 물어보는 질문에 대부분 답변하지 못한 것입니다. 나름 면접을 준비한다고 책도 몇 권 읽었었고 네이버에서 기술적으로 평가도 잘 받고 있었기에 이런 상황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아 떨어졌구나” 하고 실망했는 데 며칠 뒤 합격 메일을 받게 됩니다. 정말 의외였지만 그 신선한 충격 덕분에 이곳으로 이직하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얻었고 하이퍼커넥트로 이직하게 됩니다.

 

 

 

하이퍼커넥트에서 겪은 제2의 성장통

여차저차 입사를 했지만 아직 네이버 부심이 남아있는 상태였습니다. 

스탠드업 회의에서도 아는 척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때 반박이 들어왔습니다.

 

“피츠님 ~~하면 ~~하니까 성능이 떨어지잖아요.”

 

CS에 기반한 합리적인 반박이었습니다. 그 반박에 논리적으로 재반박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네이버 출신”으로써 매우 수치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너무 기분 좋고 행복한 수치심이었습니다. 무엇이 부족한지 짚어주는 사람이 필요했는데 드디어 그런 사람들이 있는 조직에 들어온 것입니다.

 

제가 보통 주장하는 것들은 블로그에서 본 것들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기본기 없이 라이브러리나 프레임워크 같이 추상화된 지식만 학습하다 보니 팩트를 구분할 능력이 없어 비판적인 사고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또한 업무를 진행할 때에도 이러한 충격들은 반복되었습니다. 제 눈에 괜찮아 보이는 코드를 작성해서 Pull Request를 날렸더니 코드리뷰가 20개 넘게 달린 것입니다. 역시나 팩트에 기반한 합리적인 피드백들이었고, 심지어 리뷰를 남겨주신 분은 21살이셨습니다. 그제야 친구가 자신을 “벌레”라고 표현한 이유를 알게 되었고 세상은 정말 넓고 잘하는 사람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난 이 나이 먹을때까지 뭐한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태까지는 “잘하는 사람도 내가 시간을 더 들여 공부해서 따라잡으면 된다”라는 생각으로 살아왔는데 이 조직에서는 그 생각도 먹히지 않았습니다. 이미 실력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학습하는 걸 멈추지 않는 사람들이었기에 현실적으로 따라잡는 게 가능할지조차 까마득했습니다. 이러한 충격을 통해 가지고 있었던 자만을 버리게 되었고, “회사 타이틀”이라는 것의 무의미함과 겸손을 배웠습니다.

 

그 이후 스스로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자바부터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있던 조직은 엔지니어의 성장을 정말 잘 챙겨주는 조직이었고, 아침 11시 이전까지는 업무시간에 공부하는 것이 허용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침 8시에 출근하여 3시간 동안 공부를 하였고 기본기가 논리를 만들어내는 데에 얼마나 중요한지 점차 깨달아나갔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사용하는 기술의 원리와 기술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점차 설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회사의 괴물 같은 분들과 비교하면 많이 부족했지만 상관없었습니다. 중요한 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었고,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는 성취감이었습니다.

 

오히려 처음에 잘하는 사람들과 비교하며 의기소침했을 때가 더 학습 효율이 떨어졌었습니다. 하지만 비교하는 것을 그만두고 내 성장에 집중하게 되니 오히려 효율이 더 잘 나왔고 이로 인해 타인과 비교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기술적으로 성장은 하고 있었지만, 회사는 내 역량을 펼쳐서 성과를 내고 인정받아야 하는 프로의 무대이기에 하이퍼커넥트에서도 인정받고 처우를 더 높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하이퍼커넥트에서 인정받기 위해선 기술만으론 무리가 있었기에 또 다른 무기가 필요했습니다.

 

군대에 있을 때부터 지속적으로 개발 컨텐츠를 만들어 퍼뜨리면서 블로그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성장시켰던 경험이 있었는데 마침 테크 블로그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이퍼커넥트는 지속적으로 엔지니어를 채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원율을 높여야 했었는데 테크 블로그는 엔지니어들에게 채용 홍보를 하기에 안성맞춤 수단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엔 하이퍼커넥트의 테크 블로그가 크게 활성화되어 있진 않았었어서 “이거 잘 키워볼 수 있겠다” 싶어 CTO님께 테크 블로그를 키워볼 테니 권한을 달라고 바로 DM을 보냈습니다. CTO님께서 믿어주시고 GA 권한을 내어주셨고 회사에서의 경험을 테크 블로그 글로 발행하여 퍼뜨리기 시작했습니다. 팀원분들도 함께 올려주신 덕분에 결국 블로그는 크게 성장하였고 지원자들 중 테크 블로그를 보고 지원했다는 사람들도 생겨났습니다. 덕분에 성과도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강한 피드백이든 약한 피드백이든 나의 무지를 일깨워주는 사람은 은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이퍼커넥트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제가 무엇을 모르는지 알게 되었고 사고방식을 전환하는 데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좋은 피드백을 제공해 주시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신 윤상필 CTO님과 이동진 팀장님께 이 자리를 빌려 큰 감사를 전합니다. 블로그 관련해서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믿어주고 서포트해 주신 용현택 CTO님과 송영아 COO님께도 감사를 전합니다.

 

더닝크루거 효과

 

 

흔히들 더닝크루거 효과라고 부르는데 정말 뛰어나고 성실한 사람들을 만나 절망의 계곡을 만나게 되었고, 너무 행복했던 경험이었습니다.

 

세상은 넓고 나는 배워야 할 것이 아주 많은 작은 존재일 뿐이다”라는 사고방식은 지금까지도 제 삶에서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멘토링을 시작하다

군대 도서관에서의 경험과 하이퍼커넥트의 경험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아쉬움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들을 조금만 더 빨리 만났어도 지금보다 훨씬 잘하는 사람이 되어있을 텐데..”

 

성장하는 과정에서 저와 비슷한 문제를 겪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성장도 하고 싶고 좋은 커리어를 갖고 싶지만 방향을 잡기가 어려워 결국 제자리걸음을 하고 계신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고급화된 교육을 잘 제공한다면 최소 제가 겪었던 시행착오는 겪지 않게 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하이퍼커넥트 면접관으로 들어가면서 경력과 실력이 비례하지 않는 개발자들도 많이 보았는데 환경 때문에 물경력을 가지게 되는 억울한 상황을 줄여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답이 아니라 답을 찾는 법을 알려주자라는 핵심가치 아래 F-Lab의 전신이 되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기획하였습니다.

 

답을 알려주지 않는 질문 방식의 멘토링을 기획한 이유는 대학교 시절 교육 경험에 의해서였습니다.

동기, 후배들을 위해 과제를 도와주거나 세미나를 열거나 직접 강의를 해주는 과외 형태의 다양한 교육을 시도해 보았지만 주입식으로 알려주게 되면 다음 날이 되면 까먹거나 알려준 이상으로는 사고가 확장되지 않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났습니다.

 

이 상황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단순히 “~~할 때에는 ~~한다”와 같이 패턴 암기 형태의 학습을 하게 되면 비즈니스를 비롯한 이 세상은 대다수가 기출 변형이기에 적용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고 괜찮은 회사에 지원하게 될 경우 “이해가 아닌 암기를 했다”라는 판단하에 면접에서 걸러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루트 4는 2라는 사실을 아무리 암기하더라도 루트를 구하는 방법을 모르면 루트가 필요한 다른 문제가 나왔을 때 풀지 못하는 죽은 지식일 뿐인 것처럼요.

 

그때 답을 알려주는 주입식 교육의 한계를 깨달았고, 교육자는 사고를 확장할 수 있는 질문들을 던질 뿐 답을 찾는 것은 스스로 하게 하는 방식의 교육을 지향하게 되었고 F-Lab 또한 질문 방식의 멘토링을 지향하게 되었습니다.

 

 

 

교육이 주는 보람을 느끼다

질문 방식의 멘토링은 효과가 좋았고, 초기에 교육한 멘티분들이 카카오를 비롯하여 좋은 회사에 입사하셨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정말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카카오에 합격하여 입사하게 된 멘티분이셨는데 합격 후 감사하다고 하시며 아버지가 동료들과 맛있는 거 다 먹고 오라고 카드를 주셨다는 겁니다. 분명 대가를 받고 교육을 한 것인데 이렇게까지 크게 감사하다고 하시는 모습을 보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느껴졌습니다.

 

여태까지는 개발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순수 재미로 개발을 해왔고 성과를 쌓으며 성취감을 느꼈지만 교육에서 오는 보람은 완전히 다른 느낌의 보람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인생에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몸으로 바로 느낄 수 있었고, 이 세상에 있어야 할 가치를 찾는 느낌이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카카오에 가신 멘티님은 지금은 저보다 개발을 훨씬 잘하시게 되었고, 그런 훌륭한 사람이 만들어지는 데에 제가 조금이라도 옆에서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것은 정말 큰 영광이었습니다.

위의 멘티님은 자신의 인생을 바꿔줬다고 말씀하셨지만 그분 또한 저의 인생을 바꿔주셨습니다.

덕분에 교육이라는 분야가 좋아졌고, 멘티분들이 설명을 듣고 아~ 할 때마다 너무 큰 쾌감을 느낍니다.

 

지금은 경영자가 되었지만 욕심을 내서 교육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던 이 교육이 주는 쾌감은 잊지 못할 것이고, 조금씩이라도 계속 교육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멘토님들을 모시기 시작하다

멘티분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규모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향하는 교육은 꼬리 질문을 계속해야 하기에 매우 깊이 있는 지식을 필요로 했기에 엄격하게 교육자를 모아야 했고 이상적인 교육자의 상을 그려보기 시작했습니다.

 

“네카라쿠배” 출신으로는 부족했습니다. 하이퍼커넥트에서의 경험으로 회사 타이틀의 무의미함을 배웠기에 진짜 고수들을 모으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교육을 받는 멘티들의 입장에서는 교육자의 타이틀이 최소한의 신뢰 조건이 됩니다. 그래서 네임밸류 있는 회사 출신을 서류 전형으로 받고 기술 면접을 통해 멘토님들을 엄격하게 모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꿈이 있었습니다. 하이퍼커넥트에서 봤던 엄청난 사람들을 한곳에 다 모으고 싶었습니다. 모아서 어떻게 해야겠다는 것이 아닌 존경하는 부류의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어울리고 싶은 게 전부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상위 1% 개발자들의 멘토링”은 필연적인 컨셉이였던 것 같습니다.

 

현재 시점에 F-Lab은 100명이 넘는 고수 개발자들이 모여있고, 꿈을 이뤄가고 있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꾸준히 자기계발하시는 분들을 존경합니다.

자고 싶은 욕구, 놀고 싶은 욕구를 이겨내며 학습을 하셔서 경력에 비례하는 실력을 갖고 계신 분들은 존경받아야 마땅하며 이러한 분들이 경제적으로도 충분한 성취를 이루실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식의 선순환을 만들어내는 모든 분을 존경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식노동은 수준이 높아질수록 훨씬 더 높은 생산성을 만들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지식은 곧 부가 될 수 있습니다.

 

지식으로 인한 계층 이동이 비교적 쉬워졌지만, 동시에 정보의 불평등으로 인해 많은 분들이 방향을 잡지 못해 이 현상을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 가난했지만 개발을 함으로써 학창시절엔 상상할 수 없었던 연봉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성장하는 과정에서 개발자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에 7년이라는 긴 시간을 낮은 효율로 성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사회에서 지식의 선순환을 실천하시는 분들은 타인의 인생을 바꿔줌과 동시에 양질의 인재 비중을 높여 인류의 발전을 앞당기는 데에 이바지하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인생에 큰 영향을 끼쳤던 책을 집필하신 이상민님은 최근에도 계속 책을 집필하시며 후배 개발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계시고, 박재성님 또한 계속 후배 개발자들을 양성하시며 좋은 개발자를 많이 키워내고 계십니다. 이렇게 지식의 선순환을 실천하고 계신 모든 분들께 존경을 표합니다.

 

저는 인복을 타고났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상 위에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SW마에스트로 활동 당시 비즈니스에 대해 큰 인사이트를 주셨던 양수열 멘토님, F-Lab에서 함께하고 있는 파운더들, 투자사인 매쉬업엔젤스의 이택경 대표님과 성윤모 심사역님, 매쉬업엔젤스에서 연결시켜주는 여러 대표님들 등 많은 분들이 제가 모르던 세상들을 하나하나 알려주신 덕분에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모르는 게 많고 부족한 사람입니다. 더 넓은 세상을 알고 싶고 좋은 분들을 많이 뵙고 영감을 얻고 싶습니다. 혹시 저에 대해서나 F-Lab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직군에 상관없이 언제든 커피챗을 환영합니다. fitz@f-lab.kr로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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